이병기는 '마사오카시키'가 아니다.

파란 글자를 클릭하면,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자！ 841만달러. 더 이상 없습니까? 없다면 '백자철화용문호' 841만달러에 낙찰하겠습니다.”1996년 10월31일 뉴욕 크리스티경매장에서 누구도 예견치못한 일이 발생하였다.17세기에 제작된 조선도자기 백자철화용문호가 예상가보다 훨씬 높은 841만달러(100억원)에 낙찰된 것. 이는 세계 도자기 경매사상 최고가이자 한·중·일 동북아 3국 고미술품을 통틀어서도 가장 비싼 가격으로 기록되었다. 백자가 재현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재현된다면 백색이어야 한다. 우치선과 임사준이 재현했다는 고려청자도 말할 나위 없이 청색이었다. 검정, 노랑, 빨강 것을 백자라고 제아무리 우겨도 믿는 사람은 없다. 백자는 백색이어야 하고, 청자는 청색이어야 한다. 시조도 이와 같다. 백자나 청자처럼 시조의 색이 아니면 그것은 시조가 아니다.가람 이병기가 “시조는 혁신하자“며 시조의 색을 부정하고, 파괴, 말살한 이래, 오늘날 도저히 시조라 할 수 없는 것들도 덩달아 시조라 한다. 그것은 검정, 노랑, 빨강 것도 백자라 하는 것과 같다. 참으로 가소롭고 민망한 일이다.가람은 “새로 들어오는 외래어는 함부로 쓰면서 제 조상들이 오래 써 오던 말을 못 쓸 이유가 어디 있느냐? 死語라도 부활시켜 쓰자.”고 하였으나, 아희야’, ‘아마도’, ‘어즈버’, ‘어찌타’ 등이나 장의 종결에 나타나는 ‘-고야’, ‘-는구나’, ‘-가 하노라’ 등의 사용을 자제하자고도 주장하였다.현대시조의 어버이로 추앙받고 있는 가람 이병기가, 마사오카시키(正岡子規)인가를 살펴본다.마사오카시키(正岡子規 1867~ 1902)는 한낱 말장난 같은 하이카이(俳諧)를 부정하고, 하이카이(俳諧 )는 문학이 아니라며 비판했다. 시답잖은 수준이고 비속하고 진부하다 했다. 그리고 “첫 귀“ 만을 떼어내 감상하는 것을 제안하여 '하이쿠라 명명한 이래, 고유 기능과 음절수 하나 파괴하지 않고 오늘날 세계의 시로 승화시켜 놓았다.“마사오카시키“는 잡다한 것을 짧게 하였으나, 이병기는 '현대의 복잡한 생활상을 담는 그릇으로 단수 시조형이 적합하지 않다'는 가당찮은 이유를 들이대며 본디 짧은 것을 잡다하게 만들어 놓았다. 시조의 정체성을 희롱한 이병기로 인하여 오늘날 시조는 형체조차도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시조와 달리 작법을 훼손하지 않은 하이쿠는 세계적인 시로 진출한 반면, 시조는 발생지에서조차 괄시받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이병기는 각수(各首)가 독립된 상태였던 연시조를 제목의 기능을 살리고 현대시작법을 도입하여 여러 수가 서로 의존하면서 전개, 통일되도록 짓자는 주장이었다. 이러한 주장을 창작으로 실천하여 완성한 이가 이병기 자신이 었고, 오늘날 형태의 발전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는 엄격히 보면 시조의 전통적 연작법으로서는 어긋나 는 것이다. (시조를 혁신하자 / 이완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그가 시조라고 쓴 시조(?)를 살펴본다.이병기 대표작품 대성암 / 젖 / 별 / 난초4 / 고향으로 돌아가자 대성암 고개 고개 넘어 호젓은 하다마는 풀섶 바위서리 빨간 딸기 파랭이꽃 가다가 다가도 보며 휘휘한 줄 모르겠다 묵은 기와쪽이 발 끝에 부딪치고 성을 고인 돌은 검은 버섯 돋아나고 성긋이 벌어진 틈엔 다람쥐나 넘나든다 그리운 옛날 자취 물어도 알 이 없고 벌건 뫼 검은 바위 파란 물 하얀 모래 맑고도 고운 그 모양 눈에 모여 어린다. 깊은 바위굴에 솟아나는 맑은 샘을 위로 뚫린 구멍 내려오던 공양미를 이제도 의상을 더불어 신라시절 말한다 별이 쨍쨍하고 하늘도 말갛더니 설레는 바람끝에 구름은 서들대고 거뭇한 먼산 머리에 비가 몰아 들온다. <대성암 전문> 시조는 수다스럽지 않다. 시조는 미주알 고주알 늘어놓지 않는다.평자도 상기와 같은 5수로 된 연시조를 단시조로 압축할 수 있는데, 선인(先人)이야 새삼 일러 무엇 하리.<대성암>은 차마 시조라 할 수 없다. 작금 현대시조는 종장이 종장 역활을 못하고 다음 연 초장과 이어지는데, 그렇지 않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며 다행이라 하겠다. 그러나 “현대의 복잡한 생활상을 담는 그릇으로 단수 시조형이 적합하지 않다며 연작을 쓰자”고, 주장한 이병기는 시조가 무엇인지 아예 모르거나 안다 해도 시조를 지을 능력이 미치지 못한 것 같다. 1연 고개 고개 넘어 호젓은 하다마는 풀섶 바위서리 빨간 딸기 파랭이꽃 가다가 다가도 보며 휘휘한 줄 모르겠다초장이 극히 평범하다. 초장이 평범해도 뒷장이 바쳐주면 그런대로 넘어 갈 수 있겠으나, '중장' 풀섶 / 바위서리 // 빨간 딸기 / 파랭이꽃은 갈 곳 없는 낱말퍼즐게임과 같아 평범은 다만 평범으로 돋보이는 것이다. 시조라는 그릇은 보이는 것을 모두 담을 수 없다. 보이지 않는 것을 담아야, 보이는 것도 담을 수 있다. 가다가 / 다가도 보며도 어딘지 모르게 어눌하다. 2연 묵은 기와쪽이 발 끝에 부딪치고 성을 고인 돌은 검은 버섯 돋아나고 성긋이 벌어진 틈엔 다람쥐나 넘나든다묵은 기와쪽. 성을 고인 돌은,은 보이는 대로 적었기에 자유시에서도 환영받지 못할 그저 그런 글 수준에 불과하다. 시조는 수다스러운 자유시와는 달리 비유에 의해 생산되는 연상의 효과를 노리지 않으면 시조를 지을 수 없다. 자유시 같은 식으로 잡다하게 늘어 놓으면 늘어 놓을수록 시조와는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 3연 그리운 옛날 자취 물어도 알 이 없고 벌건 뫼 검은 바위 파란 물 하얀 모래 맑고도 고운 그 모양 눈에 모여 어린다.그리운 옛날 자취는 시조의 식구라 할 수 없다. 옛날이라면 누구나 당연히 그리운 것이다. 시조는 당연히 연상되는 것이 수식어란 이름으로 끼어들 만큼 자리가 그리 넉넉하지 못하다. '중장' 벌건 뫼 / 검은 바위 // 파란 물 / 하얀 모래도 낱말퍼즐게임의 표본이라 하겠다. 시조는 흐르는 강물과 같이 자연스럽게 흘러야 한다. 이병기가 주장한 '부르고 듣는 시'에서'쓰고 읽는 시. 시조가 음악이 아닌 문학의 시각에서도 흐름은 강물 같아야 한다. 전통적인 맥을 이어 온 ‘부르고 듣는 시’에서 새로운 형태의 ‘쓰고 읽는 시’로의 확실한 변화를 인식하여, 이를 그의 시조론에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시조를 음악이 아닌 문학의 시각에서 인식하고, 의미와 운율 의 복합적 상태인 격조를 통한 다양한 변이를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 가람의 언어 의식과 시어 선택 - ≪가람시조집≫을 중심으로 /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백수인교수 짓는 시조 읽는 시조를 강조한 나머지 부르는 시조와의 화해를 전연 고려하지 않은 태도는 온당하지 못하다. 시조를 혁신하자 / 이완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무릇, 능력이 되는 자는 고수하고, 능력이 되지 못하는 자는 변형시킨다. ‘쓰고 읽는 시’라 하여도 돌부리가 있어서는 안 된다. 돌부리는 독자를 괴롭히다가 결국 떠나게 만든다. 3연도 시조는커녕 그저 그런 글에 불과하다. 4연 깊은 바위굴에 솟아나는 맑은 샘을 위로 뚫린 구멍 내려오던 공양미를 이제도 의상을 더불어 신라시절 말한다위로 뚫린 구멍 내려오던 공양미를는 음보율을 맞추기가 쉽지않아 호흡도 고루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제도 의상을 더불어 신라시절 말한다는 제목이란 돋보기로 봐도 감을 잡을 수 없다. 장은 다른 장을 떼어내도 하나의 완벽한 문장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구'도 마찮가지다. 5연 별이 쨍쨍하고 하늘도 말갛더니 설레는 바람끝에 구름은 서들대고 거뭇한 먼산 머리에 비가 몰아 들온다.별이 쨍쨍하고 하늘도 말갛더니는 중복이다. 별이 쨍쨍하면 하늘이 맑은 것은 두 말할 나위없다. 시조는 중복을 허용하지 않는다. 중복의 묘미는 누구나 함부로 넘볼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평자는 초보자에게 "시조는 중복을 허용하지 않는다" 고 말한다.전체 평이병기가 '시조는 혁신하자'고 주창하였으나 시조랍시고 내세운 <대성암>은 시조가 아니다. 시조는 수다를 싫어한다. 대표작인 "대성암"은 어차피 수다스러운 형식이 될 운명이었다. 이병기는 보이지 않는 것을 담을 능력이 없기에, 보이는 것을 담는다고 담았으나 무엇 하나 제대로 담지 못한 형국이다.시조를 망처 놓은 '가람 이병기'는 '마사오카시키'와는 질적으로 틀린다.이병기는 '마사오카시키'가 아니었기에 현대시조시인들로부터 추앙받을 수 있었다.

ㆍ작성자	검정삿갓
ㆍ작성일	2007/01/24 (수) 16:23
ㆍ분 류	시조

ㆍ조회: 6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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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기는 '마사오카시키'가 아니다.

백자가 재현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재현된다면 백색이어야 한다. 우치선과 임사준이 재현했다는 고려청자도 말할 나위 없이 청색이었다. 검정, 노랑, 빨강 것을 백자라고 제아무리 우겨도 믿는 사람은 없다. 백자는 백색이어야 하고, 청자는 청색이어야 한다. 시조도 이와 같다. 백자나 청자처럼 시조의 색이 아니면 그것은 시조가 아니다.

가람 이병기가 “시조는 혁신하자“며 시조의 색을 부정하고, 파괴, 말살한 이래, 오늘날 도저히 시조라 할 수 없는 것들도 덩달아 시조라 한다. 그것은 검정, 노랑, 빨강 것도 백자라 하는 것과 같다. 참으로 가소롭고 민망한 일이다.

가람은 “새로 들어오는 외래어는 함부로 쓰면서 제 조상들이 오래 써 오던 말을 못 쓸 이유가 어디 있느냐? 死語라도 부활시켜 쓰자.”고 하였으나, 아희야’, ‘아마도’, ‘어즈버’, ‘어찌타’ 등이나 장의 종결에 나타나는 ‘-고야’, ‘-는구나’, ‘-가 하노라’ 등의 사용을 자제하자고도 주장하였다.

현대시조의 어버이로 추앙받고 있는 가람 이병기가, 마사오카시키(正岡子規)인가를 살펴본다.

마사오카시키(正岡子規 1867~ 1902)는 한낱 말장난 같은 하이카이(俳諧)를 부정하고, 하이카이(俳諧 )는 문학이 아니라며 비판했다. 시답잖은 수준이고 비속하고 진부하다 했다. 그리고 “첫 귀“ 만을 떼어내 감상하는 것을 제안하여 '하이쿠라 명명한 이래, 고유 기능과 음절수 하나 파괴하지 않고 오늘날 세계의 시로 승화시켜 놓았다.

“마사오카시키“는 잡다한 것을 짧게 하였으나, 이병기는 '현대의 복잡한 생활상을 담는 그릇으로 단수 시조형이 적합하지 않다'는 가당찮은 이유를 들이대며 본디 짧은 것을 잡다하게 만들어 놓았다. 시조의 정체성을 희롱한 이병기로 인하여 오늘날 시조는 형체조차도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시조와 달리 작법을 훼손하지 않은 하이쿠는 세계적인 시로 진출한 반면, 시조는 발생지에서조차 괄시받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이병기는 각수(各首)가 독립된 상태였던 연시조를 제목의 기능을 살리고 현대시작법을 도입하여 여러 수가 서로
      의존하면서 전개, 통일되도록 짓자는 주장이었다. 이러한 주장을 창작으로 실천하여 완성한 이가 이병기 자신이
      었고, 오늘날 형태의 발전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는 엄격히 보면 시조의 전통적 연작법으로서는 어긋나
      는 것이다. (시조를 혁신하자 / 이완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그가 시조라고 쓴 시조(?)를 살펴본다.

이병기 대표작품
대성암 / 젖 / 별 / 난초4 / 고향으로 돌아가자

                    대성암
     고개 고개 넘어 호젓은 하다마는
     풀섶 바위서리 빨간 딸기 파랭이꽃
     가다가 다가도 보며 휘휘한 줄 모르겠다

     묵은 기와쪽이 발 끝에 부딪치고
     성을 고인 돌은 검은 버섯 돋아나고
     성긋이 벌어진 틈엔 다람쥐나 넘나든다

     그리운 옛날 자취 물어도 알 이 없고
     벌건 뫼 검은 바위 파란 물 하얀 모래
     맑고도 고운 그 모양 눈에 모여 어린다.

     깊은 바위굴에 솟아나는 맑은 샘을
     위로 뚫린 구멍 내려오던 공양미를
     이제도 의상을 더불어 신라시절 말한다

     별이 쨍쨍하고 하늘도 말갛더니
     설레는 바람끝에 구름은 서들대고
     거뭇한 먼산 머리에 비가 몰아 들온다.
                                    <대성암 전문>


시조는 수다스럽지 않다. 시조는 미주알 고주알 늘어놓지 않는다.
평자도 상기와 같은 5수로 된 연시조를 단시조로 압축할 수 있는데, 선인(先人)이야 새삼 일러 무엇 하리.

<대성암>은 차마 시조라 할 수 없다. 작금 현대시조는 종장이 종장 역활을 못하고 다음 연 초장과 이어지는데, 그렇지 않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며 다행이라 하겠다. 그러나 “현대의 복잡한 생활상을 담는 그릇으로 단수 시조형이 적합하지 않다며 연작을 쓰자”고, 주장한 이병기는 시조가 무엇인지 아예 모르거나 안다 해도 시조를 지을 능력이 미치지 못한 것 같다.

                            1연
          고개 고개 넘어 호젓은 하다마는
          풀섶 바위서리 빨간 딸기 파랭이꽃
          가다가 다가도 보며 휘휘한 줄 모르겠다

초장이 극히 평범하다. 초장이 평범해도 뒷장이 바쳐주면 그런대로 넘어 갈 수 있겠으나, '중장' 풀섶 / 바위서리 // 빨간 딸기 / 파랭이꽃은 갈 곳 없는 낱말퍼즐게임과 같아 평범은 다만 평범으로 돋보이는 것이다. 시조라는 그릇은 보이는 것을 모두 담을 수 없다. 보이지 않는 것을 담아야, 보이는 것도 담을 수 있다. 가다가 / 다가도 보며도 어딘지 모르게 어눌하다.

                           2연
          묵은 기와쪽이 발 끝에 부딪치고
          성을 고인 돌은 검은 버섯 돋아나고
          성긋이 벌어진 틈엔 다람쥐나 넘나든다

묵은 기와쪽. 성을 고인 돌은,은 보이는 대로 적었기에 자유시에서도 환영받지 못할 그저 그런 글 수준에 불과하다. 시조는 수다스러운 자유시와는 달리 비유에 의해 생산되는 연상의 효과를 노리지 않으면 시조를 지을 수 없다. 자유시 같은 식으로 잡다하게 늘어 놓으면 늘어 놓을수록 시조와는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

                              3연
          그리운 옛날 자취 물어도 알 이 없고
          벌건 뫼 검은 바위 파란 물 하얀 모래
         맑고도 고운 그 모양 눈에 모여 어린다.

그리운 옛날 자취는 시조의 식구라 할 수 없다. 옛날이라면 누구나 당연히 그리운 것이다. 시조는 당연히 연상되는 것이 수식어란 이름으로 끼어들 만큼 자리가 그리 넉넉하지 못하다. '중장' 벌건 뫼 / 검은 바위 // 파란 물 / 하얀 모래도 낱말퍼즐게임의 표본이라 하겠다. 시조는 흐르는 강물과 같이 자연스럽게 흘러야 한다. 이병기가 주장한 '부르고 듣는 시'에서'쓰고 읽는 시. 시조가 음악이 아닌 문학의 시각에서도 흐름은 강물 같아야 한다.

               전통적인 맥을 이어 온 ‘부르고 듣는 시’에서 새로운 형태의 ‘쓰고 읽는 시’로의 확실한 변화를 인식하여,
               이를 그의 시조론에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시조를 음악이 아닌 문학의 시각에서 인식하고, 의미와 운율
               의 복합적 상태인 격조를 통한 다양한 변이를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 가람의 언어 의식과 시어 선택 - ≪가람시조집≫을 중심으로 /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백수인교수

              짓는 시조 읽는 시조를 강조한 나머지 부르는 시조와의 화해를 전연 고려하지 않은 태도는 온당하지 못하다.
                                                                                            시조를 혁신하자 / 이완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무릇, 능력이 되는 자는 고수하고, 능력이 되지 못하는 자는 변형시킨다. ‘쓰고 읽는 시’라 하여도 돌부리가 있어서는 안 된다. 돌부리는 독자를 괴롭히다가 결국 떠나게 만든다. 3연도 시조는커녕 그저 그런 글에 불과하다.

                            4연
          깊은 바위굴에 솟아나는 맑은 샘을
          위로 뚫린 구멍 내려오던 공양미를
          이제도 의상을 더불어 신라시절 말한다

위로 뚫린 구멍 내려오던 공양미를는 음보율을 맞추기가 쉽지않아 호흡도 고루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제도 의상을 더불어 신라시절 말한다는 제목이란 돋보기로 봐도 감을 잡을 수 없다. 장은 다른 장을 떼어내도 하나의 완벽한 문장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구'도 마찮가지다.

                           5연
          별이 쨍쨍하고 하늘도 말갛더니
          설레는 바람끝에 구름은 서들대고
         거뭇한 먼산 머리에 비가 몰아 들온다.

별이 쨍쨍하고 하늘도 말갛더니는 중복이다. 별이 쨍쨍하면 하늘이 맑은 것은 두 말할 나위없다. 시조는 중복을 허용하지 않는다. 중복의 묘미는 누구나 함부로 넘볼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평자는 초보자에게 "시조는 중복을 허용하지 않는다" 고 말한다.

전체 평
이병기가 '시조는 혁신하자'고 주창하였으나 시조랍시고 내세운 <대성암>은 시조가 아니다. 시조는 수다를 싫어한다. 대표작인 "대성암"은 어차피 수다스러운 형식이 될 운명이었다. 이병기는 보이지 않는 것을 담을 능력이 없기에, 보이는 것을 담는다고 담았으나 무엇 하나 제대로 담지 못한 형국이다.

시조를 망처 놓은 '가람 이병기'는 '마사오카시키'와는 질적으로 틀린다.
이병기는 '마사오카시키'가 아니었기에 현대시조시인들로부터 추앙받을 수 있었다.

Re... '가고파'를 詩라 한 것은 옳다.

가람의 언어 의식과 시어 선택/백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