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주산지 물빛 / 조 성 문 심사위원 : 이지엽
청송땅 샛별 품은 갈맷빛 외진 못물 갓밝이 저뭇한 숲 휘감아
도는 골짝만 된비알 뼈마디 꺾는 물소리 가득하다.
호반새 울음 뒤에 퍼지는 새벽 물안개 실오리 감긴 어둠도 한
올씩 풀어내고 삭은 살 연기가 되고 재 되는 저 춤사위.
사는 일 짐 부려 놓고 제 거울 들여다보는 고요도 버거운 이
차갑게 돌아앉고 못 속에 누운 왕버들 퉁퉁 부은 발이 시리다.
숨 돌릴 겨를 없이 짙붉게 타는 수달래 먹울음 되재우고 저마
다 갈 길 여는가 내 앞에 툭툭 튄 물살 쌍무지개 지른다.
시조의 그릇에 담지 않고 어지럽게 어질러 놓은 이유는 무엇인가? 차마 시조라 하기 민망하여, 자유시로 보아 달라는 것인가? 시조의 그릇에 담아 보자
청송땅 샛별 품은 갈맷빛 외진 못물 갓밝이 저뭇한 숲 휘감아 도는 골짝만 된비알 뼈마디 꺾는 물소리 가득하다.
호반새 울음 뒤에 퍼지는 새벽 물안개 실오리 감긴 어둠도 한 올씩 풀어내고 삭은 살 연기가 되고 재 되는 저 춤사위.
사는 일 짐 부려 놓고 제 거울 들여다보는 고요도 버거운 이 차갑게 돌아앉고 못 속에 누운 왕버들 퉁퉁 부은 발이 시리다.
숨 돌릴 겨를 없이 짙붉게 타는 수달래 먹울음 되재우고 저마 다 갈 길 여는가 내 앞에 툭툭 튄 물살 쌍무지개 지른다.
외형(外形) |
내 용 |
만점 |
평점 |
장(章) |
장을 파괴하여 시조인지 자유시인지 구별하기 어려움. |
200 |
0 |
자수율(字數律) |
청송땅 / 샛별 품은 // 갈맷빛 / 외진 못물 갓밝이 / 저뭇한 숲 // 휘감아 도는 / 골짝만 된비알 / 뼈마디 꺾는 // 물소리 가득하다.
호반새 / 울음 뒤에 // 퍼지는 / 새벽 물안개 실오리 / 감긴 어둠도 // 한 올씩 / 풀어내고 삭은 살 / 연기가 되고 // 재 되는 / 저 춤사위.
사는 일 / 짐 부려 놓고 // 제 거울 / 들여다보는 고요도 / 버거운 이 // 차갑게 / 돌아앉고 못 속에 / 누운 왕버들 // 퉁퉁 부은 / 발이 시리다.
숨 돌릴 / 겨를 없이 // 짙붉게 타는 / 수달래 먹울음 / 되재우고 // 저마 다 / 갈 길 여는가 내 앞에 / 툭툭 튄 물살 // 쌍무지개 / 지른다.
(총 자수) 3연 1자 많음. 1 x 15 = -5 (음보 자수) 6 (붉은 글자) x -10 = -60 (음보가 5자가 된다면, 종장 2음보가 반듯이 5자일 필요는 없다) |
60 |
-5 |
음보(音步) |
감정 사항 없음. |
60 |
60 |
구(句) |
감점 사항 없음. |
80 |
80 |
평점 합계 |
단시조 100점. 연시조 1연(聯) 당 x 100 = 만점. |
400 |
135 |
내형(內形) |
내 용 |
만점 |
평점 |
시재(詩材) |
무릇, 시재(詩材)는 시에 의해 빛이 난다. 시재보다 중요한 것은 작품이니 아니 따질 수 없다. 같은 재료라도 제작자에 의해 상품의 질이 결정되는 이치와 같기 때문이다.
갓밝이 / 된비알 / 실오리 / 수달래 / 먹울음와 같은 생소한 단어로는 시재의 질을 선도할 수 없다 작품에 의해 평범한 것도 훌륭한 시재가 되나, 작품으로 봐서는 시재가 훌륭하다 말할 수 없다. |
30 |
10 |
전개 |
갓밝이 저뭇한 숲(1연 중장 2구) 갓밝이 날이 막 밝을 무렵. 여명. * 저뭇하다 (날이) 저물어 어스레하다. ¶날이 저뭇해서야 돌아오다.
실오리 감긴 어둠도(2연 종장 1구) * 실오리 실의 가닥. 한 가닥의 실. 실오라기. ¶ 실오리 하나 걸치지 않은 몸.
의미 전달이 미흡함. 2 x -10 = -20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1) 청송땅 / 샛별 품은 (2) 외진 못물 (3) 갓밝이 // 저뭇한 숲 (4) 새벽 물안개 (5) 저 춤사위. (6) 사는 일 / 짐 부려 놓고 (5) 수달래
다음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불안정 함(낱말 퍼즐게임 식) 5 x -10 = -50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1) 청송땅 샛별 품은 (2) 갓밝이 저뭇한 숲 (3) 사는 일 짐 부려 놓고
하나의 문장이 되지 않는 구(句)와 장(章) 3 x -15 = -45. ------------------------------------------------------------------------------- (1) 청송땅 샛별 품은 // 갈맷빛 외진 못물 (2) 갓밝이 저뭇한 숲 // 휘감아 도는 골짝만 (3) 사는 일 짐 부려 놓고 제 거울 들여다보는
유기성이 없음. 3 x -20 = -60.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1) 갓밝이 저뭇한 숲 (2) 실오리 감긴 어둠도 (3) 삭은 살 연기가 되고 (4) 사는 일 짐 부려 놓고 (5) 먹울음 되재우고
억지 춘향격. 4 x -35 = 140. ----------------------------------------------------------------------------- 느낌표 마침표 등 기호 사용. 4 x -5 = -20. 사전에 없는 낱말. 1(먹울음) x -5 = -5 주석을 달지 않은 어려운 단어. 1(갓밝이) x -5 = -5. * 상용한자 외 한자. -5. |
140 |
-210 |
흐름 |
(1) 청송땅 샛별 품은 (2) 갈맷빛 외진 못물 (3) 갓밝이 저뭇한 숲 (4) 퍼지는 새벽 물안개 (5) 삭은 살 연기가 되고 (6) 사는 일 짐 부려 놓고 (7) 제 거울 들여다보는 (8) 짙붉게 타는 수달래 (9) 먹울음 되재우고
음보(音步)와 음보(音步)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함 (낱말 퍼즐게임 식) 8 x -5 = -45 ---------------------------------------------------------------------------- (1) 청송땅 샛별 품은 // 갈맷빛 외진 못물 (2) 갓밝이 저뭇한 숲 // 휘감아 도는 골짝만 (3) 삭은 살 연기가 되고 // 재 되는 저 춤사위. (4) 사는 일 짐 부려 놓고 // 제 거울 들여다보는 (5) 못 속에 누운 왕버들 // 퉁퉁 부은 발이 시리다. (6) 내 앞에 툭툭 튄 물살 // 쌍무지개 지른다.
구(句)와 구(句)의 연결이 자연스럽지 못함. 6 x -10 = -60 장(章)과 장(章)의 연결이 자연스럽지 못함. 11(모든 장) x -10 = -110. |
140 |
-75 |
평점 합계 |
연시조 시재(30점) + 전개(1연 당 x 35) + 흐름(1연 당 x 35) = 만점. |
310 |
-275 |
작품성. |
내 용 |
만점 |
평점 |
1연 |
청송땅 샛별 품은 갈맷빛 외진 못물 갓밝이 저뭇한 숲 휘감아 도는 골짝만 된비알 뼈마디 꺾는 물소리 가득하다.
된비알 : 매우 험한 비탈. 독자는 사전을 뒤적이면서 까지 작품을 감상하려 들지 않는다. 작자가 독자를 위해 흔히 쓰지 않는 말은 주석을 달아 주었으면 한다. 그것이 작자의 의무다. 평자가 주석을 달았다. 시조는 자유시와 종자가 틀린다.자유시서 상당한 작품도 시조서는 하품 취급받는다. 글자 수만 맞추기에 급급한 흔적이 많아, 음보와 음보. 구와 구. 장과 장이 따로 놀 수 밖에 없다.
평이하다. 더구나 시조로서 역활을 못했기에, 한번 보고는 쉬 잊어 버릴 것 같다. |
25 |
5 |
2연 |
호반새 울음 뒤에 퍼지는 새벽 물안개 실오리 감긴 어둠도 한 올씩 풀어내고 삭은 살 연기가 되고 재 되는 저 춤사위.
실오리 : 실의 가닥. 한 가닥의 실. 실오라기. ¶ 실오리 하나 걸치지 않은 몸.
네이버 국어사전을 뒤적였다. 실오리 감긴 어둠도는 무리다. 실오리는 한 가닥의 실인데, 한 올씩 풀어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실타래에 감긴 어둠도이라 했어야 옳았다.
무릇, 시어란 아무 곳에서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반듯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야 한다.
삭은 살은 누구이 살이 삭았다는 말인가? 호반새인가? 작자인가? 작자는 독자에게 의문부호를 주어서는 안 된다. 시조이기에 더욱 그러 하다. |
25 |
10 |
3연 |
사는 일 짐 부려 놓고 제 거울 들여다보는 고요도 버거운 이 차갑게 돌아앉고 못 속에 누운 왕버들 퉁퉁 부은 발이 시리다.
사는 일 짐 부려 놓고는 자수에 급급한 나머지 낱말퍼즐게임 같은 격이 되었다. 고요도 버거운 이 차갑게 돌아안고 중장은 좋으나 자유시 냄세가 난다.. 독자가 쉬 연상할 수 있는 것을 과감히 생략하고, 연관되는 것을 담아야 했다. 종장이 그러 하다. 시조라는 그릇은 적다. 버리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태평양을 담을 수 없다. |
25 |
15 |
4연 |
숨 돌릴 겨를 없이 짙붉게 타는 수달래 먹울음 되재우고 저마 다 갈 길 여는가 내 앞에 툭툭 튄 물살 쌍무지개 지른다.
장의 마지막 음보는 가급적 수달래처럼 끊어 버리지 않는 것이 좋다.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먹울음이 무엇인지 작자자 단서를 제공하지 않아, 부득불 네이버 국어사건을 찾아 봤으나 없다. 작자는 작자가 아는 것을 모두 독자에게 내어 놓아야 한다. 구태여 감추고자하면 지상에 작품을 발표하지 않는 것이 옳다. 먹울음이 무엇인지 알려고 우둔한 머리를 끌고 수색할 의도는 전혀 없다. |
25 |
5 |
평점 합계 |
|
100 |
35 |
외형 章 / 字數律 / 音步 / 句 |
내형 詩材 / 전개 / 흐름 |
작품성 |
합계 |
만점 |
평점 |
만점 |
평점 |
만점 |
평점 |
만점 |
평점 |
400 |
135 |
310 |
-275 |
100 |
35 |
810 (100%) |
175 (22%) |
촌평 |
글자 수 맞추기에 급급한 결과, 작품성이 옛 시조와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것을 인지하고, 시조 그릇을 깨트려 버리고 행갈이하여 자유시 그릇에 담는 것이 현대시조의 특징이다.
현대시조를 접할 때 마다 치솟는 분노를 다스리지 못한다. 그것이 신춘문예 당선작이라면 더욱 그러 하다.
시조를 파괴하는 것이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랴?
시조는 어디에도 가지 않았다. 다만 도살장으로 끌려갔을 뿐이다. |
외형(外形) |
95점 이상. |
내형(內形) |
95점 이상. |
작품성 |
95점 이상. |
심사평 / 이지엽 시조시인 일차로 우선 가려진 작품을 놓고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정 수준에 오른 작품이 작년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이었다. ‘주산지 물빛’ ‘민둥산의 봄’ ‘삽자루’ ‘쌍화점’ ‘어떤 우산’ ‘수화’ ‘하늘 가마’ ‘엑스트라’ 등의 작품은 어느 것을 당선작으로 밀어도 좋을 만큼 특징적 면모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가혹하게도 단 한 작품을 선택해야 하고, 그럴 경우 심사자는 보다 엄정하고 공정한 시각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몇 번의 정독을 거치면서 나는 다음의 세 가지를 염두에 두었다. 시적 대상에 대한 묘사력이 어느 정도 새로운가, 시조의 가락적 운용을 얼마만큼 자연스레 하고 있는가. 이 요건들이 비슷하다면 같이 응모한 작품의 수준이 동등한 수준을 이루고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삽자루’ ‘어떤 우산’ ‘수화’ ‘하늘 가마’ ‘엑스트라’ 등은 소재나 표현기법 등에서 새로움은 있었으나 다소 어긋나는 가락의 운용이나 뒤를 받쳐주는 다른 작품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민둥산의 봄’과 ‘쌍화점’의 응모자는 각각 오랜 숙련을 거친 탄탄함이 돋보였으나 시적 상상력의 새로움이 다소 미흡하여 다음 기회를 보기로 하였다. ‘주산지 물빛’은 세밀한 묘사도 그렇지만 시적 에스프리가 뛰어나고 감각과 가락의 운용 또한 수준급이다. 보내온 작품 전체가 태작이 없이 고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또한 시인될 단단한 자질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긴장을 늦추지 말고 시조단에 새로운 정신을 열어주는 좋은 시인이 되길 바란다.
출처 : 시조나라 / 신춘문예 당선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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