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갑시다 － ◀ 원문보기 클릭 ▶

“김상열씨 보호자 분“수술실서 침대를 끌고나온 남자간호사가 대기실 사람들에게 외친다.“그냥 갑시다”“옛? 보호자 안 오셨습니까?” 말투에 측은함이 묻어 있다. "가르쳐 주시 마세요“돋보기 도수가 나오지 않아 몇몇 병원에 갔으나 시력교정과 백내장수술로 엇갈려 대학병원에 갔다.CT촬영 등 종합검사를 받고 모니터를 보고 있는 교수 맞은 편에 앉아 전봇대로 콧구멍을 쑤시고 있었다. 간호사가 어느 어자의 시력을 검사하고 있다.큰 글자를 가리켰으나 그녀는 모른다.“3” 모르면 가르쳐 주는 것이 사람된 도리 아닌가간호사가 째린다.째려보는 눈매가 곱다.“7”더 큰 글자도 모르기에 또 가르쳐 주었다.“가르쳐 주시 마세요”험상 굳게 말하지만 눈은 웃고 있었다.“하하하...........”모니터를 보고 있던 교수가 허리를 뒤로 재끼며 호탕하게 웃는다.핏줄도 이상 없고 백내장 수술하면 된다 한다.백내장이 심해도 못 느끼는 사람이 있고, 초기에 느끼는 사람이 있다며 상당히 예민한 편이라 한다. 겨울이라 내의도 벗고 수술복으로 갈아 입으니 몸도 마음도 그리고 꼬치도 춥다.수술실이 싸늘하다.“중국제인 갑따!”척추에 마취주사를 놓을 때마다, “드~ 럽게 아프네 중국제인 갑따” 하였다.수술하는 동안 잠 들게 해 주겠다는 것을 마다 하고 연신 실없는 소리로 수술 팀을 웃기던 여유가,나의 보호자를 찾는 남자간호사의 우렁찬 외침에 이제는 없다.마취가 풀리지 않아 하반신은 움직이지 못하니, 괜히 여기 저기 뒤틀린다.회복실이 수술실보다 온기는 있다. 허나, 한 줄기 눈물과 어깨동무한 나는 추웠다. 베갯잇 눈물 고개 초승달 아니 심고길동무 허깨비와 풀벌레 심었노라그믐날 홀로 넘을 적 손목 잡고 가리라 퇴원 예정 일이 지났는데, 하루 이틀 자꾸 연기한다.초음파 검사. CT 촬영 등.....전봇대로 콧구멍을 쑤시다 탈이 났을 때도, CT 촬영하자고 덤비더니만 매상 올리려고 작당들 한겨!해는 뉘역뉘역 지고 있었다. 저 길손 더듬어도 달아 달아 인심 마라세상사 아니 뵐 때 나서는 길인 것을두었다 북망산천 길 쉬이 가게 하여라

ㆍ작성일	2008/11/08 (토) 16:01

ㆍ조회: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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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갑시다

“김상열씨 보호자 분“
수술실서 침대를 끌고나온 남자간호사가 대기실 사람들에게 외친다.

“그냥 갑시다”
“옛? 보호자 안 오셨습니까?”
말투에 측은함이 묻어 있다.

"가르쳐 주시 마세요“

돋보기 도수가 나오지 않아 몇몇 병원에 갔으나 시력교정과 백내장수술로 엇갈려 대학병원에 갔다.
CT촬영 등 종합검사를 받고 모니터를 보고 있는 교수 맞은 편에 앉아 전봇대로 콧구멍을 쑤시고 있었다.

간호사가 어느 어자의 시력을 검사하고 있다.
큰 글자를 가리켰으나 그녀는 모른다.

“3”
모르면 가르쳐 주는 것이 사람된 도리 아닌가

간호사가 째린다.
째려보는 눈매가 곱다.

“7”
더 큰 글자도 모르기에 또 가르쳐 주었다.

“가르쳐 주시 마세요”
험상 굳게 말하지만 눈은 웃고 있었다.

“하하하...........”
모니터를 보고 있던 교수가 허리를 뒤로 재끼며 호탕하게 웃는다.

핏줄도 이상 없고 백내장 수술하면 된다 한다.
백내장이 심해도 못 느끼는 사람이 있고, 초기에 느끼는 사람이 있다며 상당히 예민한 편이라 한다.

겨울이라 내의도 벗고 수술복으로 갈아 입으니 몸도 마음도 그리고 꼬치도 춥다.
수술실이 싸늘하다.

“중국제인 갑따!”
척추에 마취주사를 놓을 때마다, “드~ 럽게 아프네 중국제인 갑따” 하였다.
수술하는 동안 잠 들게 해 주겠다는 것을 마다 하고 연신 실없는 소리로 수술 팀을 웃기던 여유가,
나의 보호자를 찾는 남자간호사의 우렁찬 외침에 이제는 없다.

마취가 풀리지 않아 하반신은 움직이지 못하니, 괜히 여기 저기 뒤틀린다.
회복실이 수술실보다 온기는 있다.
허나,
한 줄기 눈물과 어깨동무한 나는 추웠다.

베갯잇 눈물 고개 초승달 아니 심고
길동무 허깨비와 풀벌레 심었노라
그믐날 홀로 넘을 적 손목 잡고 가리라

퇴원 예정 일이 지났는데, 하루 이틀 자꾸 연기한다.
초음파 검사. CT 촬영 등.....
전봇대로 콧구멍을 쑤시다 탈이 났을 때도, CT 촬영하자고 덤비더니만 매상 올리려고 작당들 한겨!
해는 뉘역뉘역 지고 있었다.

저 길손 더듬어도 달아 달아 인심 마라
세상사 아니 뵐 때 나서는 길인 것을
두었다 북망산천 길 쉬이 가게 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