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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쿠란?
1. 정형(定型) 하이쿠는 문학이다. 하이쿠는 단시형(短詩型)의 시로서 표현에는 정해진 틀이 있다. [5·7·5]라는 틀이다. 나츠쿠사야(夏草や·츠하모노도모가(兵どもが)·유메노아토(夢のあと)의 형태이다. 유명한 시인 바쇼오(芭蕉)의 구(句)로써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암송한다. 5·7·5의 틀은 표현의 흐름을 끊어버리며, 단절을 강조하기 위해 더욱 [휘어지는 감]을 살리는 강한 언어를 사용한다. 나니노키노(何の木の) 하나토와시라주(花とは知らず) 니오이카나( いかな) 가사안카(わが山河) 하츠간코오니(初つ雁行に) 마시로나리(眞白なり) 타루비노(螢火の) 하나레테쿠사노(はなれて草の) 타와미케리(たわみけり)]와 같이 [카나(かな)] [케리(けり)] [나리(なり)]라고 하는 말을 사용한 구가 많다. 것을 [切れ字(글자로 말을 끊는다)]라고 한다. [후루이케야(古池や) 가와주토비코무(蛙とびこむ) 미주노오토(水の音) 야(や)도 키레지로써 (切れ字)중간에 들어 있는데 구(句)가 중간에서 끊어져 표현의 흐름이 복잡하다. 또한 [키레지]가 없는 구도 있다. 우메이찌린(梅一輪) 이찌린호도노(一輪ほどの) 아타타카사(暖かさ)처럼 힘으로 끊어진 감이 나타난다. 이 [끊어 짐]이 하이쿠의 근본적인 특징이다. 2. 계어(季語) 하이쿠에는 계절어가 필요하다. 앞에 인용한 구의 유메(梅)라든가 나츠쿠사(夏草)등이 그렇다. 매화와 벚꽃이 봄이라면 명월이나 별 등은 가을이다. 이런 것이 계절어이다. 또한 바람이나 비라도 항상 같은 바람이나 비가 아니고 여름이라면 훈풍이나 청풍, 남풍이 불고 비라면 매화비. 꽃비. 여름비. 이슬비. 소낙비 등이 있다. 왜 하이쿠에 계절어가 필요하느냐 하면 절단된 형태로 무엇인가를 표현하려면 갑자기 떠오르지도 않고 무리가 온다. 그러므로 [말하지 않는 표현]이 필요하게 된다. [묘사하지 않음으로써 묘사하는 이상의 표현을 하는] 것이 하이쿠의 중심이념이다. 자유스럽게 말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비로소 하아쿠가 성립되는 것이다. 그러나 표현하지 않고 표현하려고 하면 혼란이 온다. 그러므로 풍부한 영상을 떠올리는 언어가 필요하게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 계절어가 그 역할을 하게 된다. 일본인은 누구나 [우매(梅)]라는 글자를 보면 아직도 찬바람 속에 뜰에 한 두 송이 피기 시작하는 매화의 풍경을 상상하고 곧 겨울이 가고 봄이 올 것이라는 꽃내음을 맡는다. 길게 쓰여 지지 않아도 그러한 정경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계절어의 효과이다. 왜 계절어가 춘하추동에 기인하느냐 하면 계절과 연관된 감각은 몇 백년이 지나도 거의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계절어의 존재 이유이다.그러므로 계절어는 춘하추동을 읽어내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이쿠의 표현을 성립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계기인 것이다. 3. 세시기(歲時記) 계절어를 모아서 정리한 것이 [하이쿠 세시기]이다. 수 천의 계절어, 그것이 갖는 계절감, 전통감, 언어로써의 무게를 알고 하이쿠라고 하는 시의 세계에 들어가는 것이다. 하이쿠를 짓기 위해서는 [세시기]가 필요하지만 하이쿠를 짓지 않는 일반인에게도 친근감을 준다. 일본인이 천 년 이상에 걸쳐 갈고 닦아온 계절의 언어와 미의식의 집대성 그리고 생활의 여러 가지 자태와 일본인의 마음의 고향이 들어 있다. 4. 하이쿠 감상(鑑賞) [말하지 않는 표현]으로 짓는 하이쿠는 될 수 있는 한 생략하고 필요없는 것을 버리고 말을 약 졸이듯 해야 된다. 작가가 생략한 것, 숨겨둔 것을 어떻게 길어 올려 깊은 뜻을 읽어내는가 하는 묘미가 있는 동시에 어려움도 있다. 더구나 서로 상반되는 것의 조화를 읊은 것은 특히 어렵다. 자는 자신의 감성으로 작가의 감성을 느껴야 한다. 독자에게는 하이쿠에 적어놓은 5·7·5의 글자뿐이다. 그 글자 속에서 계절어에 의해 시간과 공간을 상상하고 자신의 과거체험에 끌어들여 상상하고 작가의 의도에 도달하는 어려움과 재미가 있는 것이다. 5. 렌카(連歌) 시대 하이쿠는 하이카이(俳諧)의 렌카(連歌)의 발구(發句)에서 일구독립(一句獨立)한 단시형의 시(詩)다. 마사오카시키(正岡子規-1867년)에 이루어졌다. 대의 하이쿠를 말하기 전에 하이카이의 렌카에 대해 설명을 해두기로 한다. 일본의 운문학(韻文學)은 중세부터 두 갈래로 나누어졌다. 와카(花歌)계통과 렌카(連歌)계통이다. 6. 하이카이(俳諧) 시대 하이카이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예술성을 높인 렌카는 서민성을 잃고 규칙을 중요시하게 되었다. 이것을 완화시키기 위해 렌카의 여흥으로 하이카이가 행해졌으나 나중에는 하이카이만 남게 된다. 렌카와 하이카이의 차이점은 처음부터 발견할 수 없고 형태상으로는 분별하기 어렵다. 렌카는 완전히 고전적인 감각에 의해 성립된 예술이었으나 하이카이는 한어(漢語)라든가 속어(俗語)가 섞여 있다. 하이카이가 렌카에서 독립된 시대는 소오키(宗祇)시대부터이다. 무로마츠(室町) 말기에서 성행해서 우스꽝스럽고 비근한 쪽으로 비중이 기울였으나 에도(江戶)시대에 와서 형식을 중요시하여 이윽고 참신 자유를 내세워 마츠오바쇼(松尾芭蕉) 이후에는 유현한적(幽玄閑寂)을 존중하게 되었다. 7. 하이쿠(徘句) 시대 하이카이는 작가와 그것을 향유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더욱이 하이카이를 즐기는 데는 특별한 마음가짐이 필요했다.[이 구의 어디가 재미있는가]를 알아내는 근본적인 줄거리가 있어 스승에게 전수를 할 필요가 있었다. 말하자면 [닫혀 진 세계]였다고 할 수 있다. 하이쿠는 마사오카키(正岡子規)에 의한 혁신이후의 것을 가르키는대 보통 사물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개방된 세계]이다. 이것이 시키(子規)에 의한 혁신의 중요성이다. 나아가서 시키는 [하이쿠는 문예(文藝)다]라고 했다. 8. 하이쿠의 성행 전에 없던 하이쿠의 성행은 여성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여성에게 가부장 제도가 없어지고 전자제품이 보급되어 집안 일이 편리하게 되고 자식이 줄어 육아의 기간이 짧아지고 사회의 문화 붐 등 이유가 많다. 처음에는 하이쿠가 여성의 적성에는 맞지 않다고 해 왔으나 우에타오센고쿠(上田五千石)는 다음과 같이 여성 하이쿠 적성설을 피력했다. 관념적으로 생각하는 남성보다 일상생활의 차원에서 감성적으로 사물을 파악하는 여성이 하이쿠에 적합하다고 했다. 거울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나를 들여다보는 것이며 지금의 연령과 대결하는 것이다. 이것이 문학으로써의 하이쿠의 근원이다 라고 했다. 빨래를 널기 위해서라고 하지 않더라도 날씨는 여성에게 하루의 행동심리를 좌우하는 중대사이다. 기류풍류에 민감하지 않으면 안되는 하이쿠에 있어서는 적절하다. 계절 따라 음식을 하고 집안일을 하는 여자에게는 남자가 따를 수 없는 잇점이 있다. 파를 썰고 무를 삶고 콩을 둔 밥을 짓는다. 그리고 아름다워지기 위해 매일 감각을 닦는다. 물론 계절감을 토대로 이루어지는 감각이지만 코디네이트의 센스로 [부조화의 조화]라는, 시의 센스를 습득하고 있는 것이다. 네기다케오 미테토온토온토 네기키자무(파만 보면서 송송 파만 썬다) 무심히 파를 써는 여자의 마음이다. 도로츠키노 고보오아라우야 하루노츠키(흙 묻은 우붕 씻을 때 봄의 달님) 이전에 비해 하이쿠를 짓는 여성의 질이 변하고 있다. 누구에게 권유를 당하거나 친구 따라서 하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의 의지로써 자기표현으로 하이쿠를 택해서 진지하게 공부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이것은 특히 중년 주부들의 [내 자신]을 되돌아보는 인생관에 기인한다. 이러한 주부층의 눈은 [자연]의 사생보다 내적인 [인생]을 또한 여자의 [성]을 응시하는 경향이 깊어지고 있다. 하이쿠는 내가 주역인 시라고 한다. 여자의 속 깊이에 잠재하는 윤리의 벽을 허물고 치솟는 시혼과 함께 잔잔한 인내를 표현한다면 하이쿠 역사가 경험한 일이 없는 새로운 세계가 이룩되리라는 기대도 크다. 여자의 무거운 생명의 존재감을 추구하는 시대에 들어섰으며 지금까지 숨겨져 있던 여자를 개화시키는 데는 하이쿠 이상 적절한 형태는 없다고 한다. 9. 하이쿠의 국제화 국제교류에 의해 하이쿠의 이해가 해외에도 활발히 번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일반인들이 하이쿠에 관심을 가지고 즐기게 된 것은 1960년경부터 이다. 그런 움직임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 것은 Haroid Gouid Henderson씨(1889-1974)의 [하이쿠 입문(An Introduction to Haiku)]으로써 [바쇼오(芭蕉)로부터 시키(子規)에 이르기까지의 하이쿠와 하이쿠 짓는 사람(俳人)의 앤솔로지]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이 책은 1958년에 간행된 것으로 2백 쪽이 안 되는 작은 책자였으나 손에 들기에 안성맞춤인 분량으로 날개 돋친 듯이 팔렸다. 그래서 미국에서의 하이쿠에 큰 원동력이 되었다. 그는 하이쿠의 반응이 너무나 큰데 놀라서 1967년에 [영어의 하이쿠](Haiku in English)를 출판했다. 이것은 [하이쿠를 짓는 법]이라고 할 수 있는 74쪽의 책자로써 독자들이 입수하기 쉽고 알기 쉬운 점이 호평을 얻어 미국에 하이쿠 붐을 일으켰다.[하이쿠 입문]에서 핸더슨(Henderson)은 서문에 이렇게 쓰고 있다. "일본어 고유의 특수성이 있어 문자대로 번역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면서 그 특수성이란 "일본어에는 관사(冠詞)가 없고 실용적으로는 대명사도 없다. 일반적으로 단수 복수의 구별도 없다. 하이쿠에는 구독점도 없고 야(や), 카나(かな), 케리(けり) 등의 번역 불가능한 키fp지(切字)가 그 대신으로 쓰이고 있다. 또한 구성에도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이렇게 그가 어학상 문법상으로 해부 설명을 한 것이 영어권의 독자를 납득시키게 되었다. 道の の 木槿は馬に 食われけり(미치노베노 무쿠게와 우마니 구와레케리) 바쇼오(芭蕉)의 유명한 하이쿠다. 자기가 탄 말이 길 가의 무궁화를 따먹었다는 단순한 얘기다. 그러나 아무 것도 아닌 표현 속에서 어쩌면 무참히 따먹히지 않을 수도 있었던 무궁화를 애절하게 여기는 바쇼오의 마음씨가 전해오는 것이다. 미국 사람이 어느 정도 하이쿠를 이해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후 하이쿠 애호가가 늘어났으며 지금은 상당한 하이쿠 잡지와 상금이 붙은 콘테스트가 개최되고 있다고 한다. 1984년경에는 뉴욕 주에서 많은 학교가 하이쿠(Haiku form)를 언어교육이나 정서교육의 수단으로 취급하고 있다. 하이쿠를 통해 일상 속에서 시를 발견하고 창작의 기쁨을 배우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하이쿠를 접하는 초등학생이나 젊은이들은 일본의 하이쿠에 깊은 흥미를 느끼고 있다. 미국의 초등학생이 왜 하이쿠를 공부하느냐 하면 아이들은 남이 쓴 것을 수동적으로 감상하기보다 스스로 시를 쓰는 것을 즐기며 어릴 때부터 시를 지어서 예술적 표현력이 풍부해지는 것을 바라기 때문이다. 영시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일 짧은 것으로 14행이다. 아이들이 14행의 소네트를 쓰는 것은 무리다. 하이쿠라는 편리한 것이 있으니 3행만으로 족하고 운을 따질 필요도 없다. 표현력을 위해 하이쿠를 짓는 초등학생은 별도로 하더라도 하이쿠에서 문제는 계어(季語)와 계감(季感)이다. 어느 하이쿠 작가가 파리에 갔을 때 파리의 낙엽은 드라이하고 일본의 낙엽은 웻트(습하다)하다고 탄식했다.[파리에는 계절어로써의 낙엽은 있지만 계제(季題)로써의 낙엽은 없다]고 하면서 해외에서 전통적인 계어, 계감으로 하이쿠를 짓는 건 불가능하다고 포기하고 말았다. [문화·언어·풍토·풍속 그리고 결정적인 민족의 차이를 이 단시형(短詩型)으로 어디까지 접근할 수 있는가가 국제화의 지향이다]라고 우에다시(上田五千石)가 지적하듯이 외국인이 하이쿠에 흥미를 갖고 지을 때 계어(季語) 계감(季感)이 큰 테마가 되는 것이다. - 1989년말 일본에서[국제 하이쿠 교류협회(Haiku International Association)가 발족되었다. - 이듬해 발송된 인사장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정기적으로 기관지를 발행해서 세계 각국에서 그 나라의 국어로 Tm여진 하이쿠를 원어 및 번역을 통해 여러 나라의 하이쿠 작가와 사람들에게 소개하여 국제적으로 다각적인 마음의 상호이해를 촉진하고자 한다" 이렇듯 일본은 하이쿠라는 전통문화를 통해 많은 외국인과 인연을 맺고 있다. 9. 俳句(하이쿠) 하이쿠는 5,7,5의 음수율을 지닌 17자로 된 일본의 짧은 정형시를 일컫는 말이다. 하이쿠는 세계에서 그 유래를 보기 드문 짧은 시로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오늘날에도 대중 시로서 확고한 자리를 잡고 있다. 전통적인 하이쿠는 계절을 상징하는 계절어(季語)가 필히 있어야 하며 짧은 시의 형태인 만큼 한꺼번에 읽어 내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기레지(切字)라는 것이 필수조건이다. 계절어는 계절을 상징하는 시어를 가리키는 말로, 특정한 계절을 환기시키면서 오랜 일본시가의 흐름 속에서 형성된 미의식을 함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도 4계절이 확실하다는 것을 자랑으로 삼고 있다. 이 특징을 정형시의 필수요건으로 삼았다는 점을 통하여 일본인에게 있어 4계절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나를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계절을 상징하는 계절어는 시대의 변천과 더불어 새롭게 만들어지기도 하며, 새로운 상징어를 작품에 적용하기 위해 해마다 새로운 세시기(歲時記)가 출판되고 있는 실정이다. 나라에서는 세시기하면 연말연시의 연중행사를 지칭하는 말로 이해하기 쉬우나 일본의 세시기는 동식물, 기후, 풍토, 연중생사 등의 계절을 상징하는 모든 언어를 망라한 것을 일컫는 말로, 하이쿠 창작의 기본 교과서가 되기도 한다. 기레지(切字)는 5·7·5 음율의 어느 한 단락에서 끊어줌으로써 강한 영탄이나 여운을 줄 때 사용하는 표현을 지칭한다. 예컨대『∼や(∼이여)』『∼かな(∼로다)』『∼けり(∼구나)』와 같은 것이다. 기레지는 짧은 시의 폐단이라 할 수 있는 단순구조를 벗어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다. 짧은 시의 어느 한 부분을 끊어줌으로써 그 다음 부분과의 산순 연결을 피하고 중층적인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와서는 계어(季語)와 기레지라는 제약이 서서히 사라지게 되면서 하이쿠가 일반대중들 속에 깊이 침투하게 된다. 짧은 시의 형태이기 때문에 나타내고 싶은 것을 산문처럼 구체적으로 나타낼 수 없지만 시로 나타내지 못한 여백을 작자나 독자들 나름대로 메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요소가 되는 것이다. 하이쿠는 함축적인 표현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일본인에게는 생활 수단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하이쿠의 국제화로 세계 각국에서 자국어로 하이쿠를 짓는 모임이 만들어지고 있다. 한일 문화교류의 일환으로 하이쿠의 이해를 통해 일본인의 심층적인 정서를 파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으리라 판단되는 바이다. 10. 俳句의 유래 하이쿠의 유래를 알기 위해서는 일본 시가문학의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그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 첩경일 것이다. 일본 시가문학 중 기록으로 남아있는 가장 오래 된 것은 고대가요이다. 이 고대가요는 일본 역사서인 『고사기(古事記)』『일본서기(日本書紀)』에 약 300여 수 가량이 전해지며 가요의 소재는 남녀 간의 사랑, 제사, 전투, 노동, 주연 등이 대부분이다. 고대가요는 일정한 음수율이 지켜지지 않으나 후대에 갈수록 5·7조 또는 7·5조의 노래가 주류를 이루게 된다. 고대 가요의 5·7조는 8세기 후반에 편찬된『만요수(萬葉集)』에서는 고정되어 정형화의 기조를 보이기 시작한다. 만요수에는 총 4500여 수의 시가를 담고 있는데, 그 중 4200여 수 정도가 5·7·5·7·7의 31자로 된 단가(短歌)이다. 만요슈는 우리나라 이두와 유사한 만요가나(萬葉假名)라는 표기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내용의 다양성과 작자계층의 다양성에 그 특징이 있다. 『만요슈』이후에는 중국의 당나라의 문화의 영향으로 한시가 한 때 성행을 하다가 10세기 초에는 일본적인 정서를 기반으로 한 국풍문화가 생겨나고, 일본의 노래라는 뜻의 와카(和歌)가 성행하게 된다. 와카는 당시의 통일국가인 야마토(大和)의 노래(歌)라는 뜻을 줄여 와카(和歌)라고 표기했으며, 음수율은 5·7·5·7·7의 31자로 고정되어 정형화되었다. 와카부흥의 상징으로 임금의 명령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칙찬와카집인『코킨와카슈(古今和歌集)』가 편찬된 것도 이 시기이다. 이후 와카는 상류층 귀족들의 전유물이 되어 갔으며 와카에 대한 교양이 바로 당시 귀족들의 수준을 상징하는 도구가 되었다. 와카를 통해 귀족들은 자신들의 생활양식과 사고의 틀, 미의식을 표현하였으나 너무나도 우아한 세계만을 추구한 나머지 보편적인 희로애락의 정서를 담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와카는 중세의 전환기를 맞이하여 중세 무사들의 취향에 맞는 새로운 렌가(連歌)라는 문학으로 발전하게 된다. 렌가는 두세명 또는 여러 명이 한 자리에 모여 노래를 읊어 가는데, 우선 첫 번째 사람이 5·7·5의 구를 읊으면 그 다음 사람이 7·7로 연결하고, 또 다음 사람이 5·7·5로 연결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앞사람의 구에 자기의 구를 이어가는 작업을 통해 서로 일치된 작품세계를 추구함으로써 서로간의 마음을 확인 할 수 있다는 것이 중세무사들의 정신과 상통하는 바가 컸다고 할 수 있다. 렌가는 여러 명이 서로 구를 연결해 가면서 서로간의 시정을 즉석에서 교환해 가는 형식이므로 틀이 없고 자유분방할 것 같은데, 이로 인해 싱기기 쉬운 폐단을 막기 위해 복잡한 규칙이 만들어지게 된다. 규칙이 점점 복잡해짐에 따라 렌가는 쇠퇴의 길을 맞이하게 된다. 정통한 렌가의 쇠퇴를 틈타 중세시대 말기에는 해학을 중심으로 하는 하이카이렌가(俳諧連歌)가 한때 성행하다가 근세 서민사회로 들어오면서 경제력을 지닌 쵸닌(町人 : 상업과 공업에 종사하는 서민)들에 의해 말장난에 가까운 문학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것을 하이카이(俳諧)라고 불렀다. 하이카이는 홋쿠(發句)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규칙이 없었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서민들 사이에 퍼지게 되어 대중성을 확보하게 된다. 홋쿠는 계절을 상징하는 계절어가 필요하고 5·7·5 한 구로써 독립할 수 있어야 하는 규칙이 있었다. 학과 말장난 중심의 하이카이를 서민들의 애환을 담은 질 높은 문학으로 완성시킨 사람이 마쓰오 바쇼(松尾芭蕉 : 1644-1694)이다. 바쇼는 초기 하이카이가 해학 중심의 언어유희로 일관하던 당시 풍조를 반성하고, 하이카이를 자연과 인생의 심오함을 담은 일본의 민중시로 발전시킨 장본인이다. 바쇼는 고전을 연구하고 일생동안 방랑생활을 하면서 자연속에서 인간의 삶을 깨달으려고 노력하면서 불교적인 수행을 통해 하이쿠를 하나의 장르로 완성시켰으나, 그의 작품은 너무나 관념적이고 철학적인 경향이 강해 일본인들조차도 어렵다고들 한다. 마쓰오 바쇼 이후 하이쿠의 대표적인 작가로는 요사부송(與謝蕪村 : 1716-1783)과 고바야시 잇사(小林一茶 : 1763-1827)를 들 수 있다. 이 두 사람은 농민 출신으로 서민적인 애환을 담은 하이쿠를 읊어 당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으며 현재도 많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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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시를 읽고 긴 글을 쓰다 / 류시화 |
 하이쿠의 정의와 특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