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주식회사 문예춘추’를 1923년 창업하기 전에도 일본의 문학이나 출판계에 있어서 그러한 위치를 가지고 있는 곳이 없지는 않았으나, 무엇보다 그가 창설한 아쿠다가와상(芥川賞)과 나오키상(直木賞)은 아직도 일본의 문단을 대표하는 상으로서 그 권위와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대표적인 형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같은 출판업계의 평판은 ‘프라이드만 높은 도련님, 마님 집단’이라는 평까지 받고 있지만 창설자의 영향 때문에 각 작가들의 엣세이를 통해서 키쿠치 칸이 만들어간 긴자의 고급 가게 및 술집에서의 작가 접대문화, 일본문예가협회 등과 이루어온 대외적인 모습은 결코 말로 할 수 없는 대단한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문예춘추사 사옥 전경

그는 문인들과의 교류를 중히 생각하면서 자신의 청춘을 바쳐왔는데 대화를 통해서 서로를 이해해나가는 모습을 키웠던 문인들과의 만남에 기뻐했던 그는 아쿠다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를 비롯해서 일본 근대문학계에 있어서 알려진 문인들과의 만남을 중시했고 에도시대부터 유학자였던 집안 내력 때문에 중학교를 수석 졸업 후, 가정의 경제적인 사정 때문에 학비가 면제되는 도쿄의 고등교육학교에 입학했지만 어떤 일로 수업을 나가지 않은 것 때문에 제적처분을 받는 등의 의식적인 행동을 보인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러나 우수한 인물로 평가받은 것을 기반으로 경제지원을 받은 그는 메이지 대학에서 법률을 배우면서 법률가로서 성공할 수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당시 징병을 피하기 위해서 와세다대학(早稻田大學)에 적을 두면서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1910년 와세다를 중퇴한 후에 사상적으로 문제 등을 일으켜 다양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지만 결국 교토제국대학 문학부 영문과를 다녔지만 정규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그는 돌업후 시사지의 사회부 기자를 거쳐 소설가로서 자신을 선보였는데 사비로 출간한 잡지 문예춘추(文藝春秋)가 큰 성공을 거두어 부호가 되었습니다.

일본 문예가 협회를 설립해 아쿠타가와상(芥川賞), 나오키상(直木賞)과 같이 그 연륜이 깊은 상을 창설하였고 영화회사 다이에(大映)의 초대사장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빈궁한 문학도, 재능있는 문인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형태를 보였고 1927년에는 제 16회 중의원으로 입후보했지만 낙선을 했습니다.

왼쪽이 키쿠치 칸, 그 옆이 아쿠다가와 류노스케

그는 문인과의 친목을 다지면서 자신의 입지를 강하게 부각시켰지만 마작과 경마를 좋아하는 인물로도 알려져 있어서 일본마작연맹의 초대 총재를 맡기도 했습니다. 이후 마주가 되어 경주마를 소유하기도 했는데 ‘일본경마독본’이라는 경마입문서를 써서 지금까지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가 만들어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상(芥川龍之介賞)은 순수문학을 지향한 신인에게 주어지는 문학상으로 대중문학을 지향하는 신인에게 주어지는 나오키 산쥬고 상(直木三十五賞)과 함께 일본 문학계에 있어서 등단과 성공의 열쇠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상은 아쿠타가와상으로 알려져 있는데 순수문학부분에 수여되는 경우가 많은 것에 비해서 대중문학적인 부분을 지향하고 있는 나오키상 쪽은 키쿠치 칸의 친구 작가인 나오키 산쥬고를 기념하기 위해서 만든 것입니다.

이 상은 1935년에 아쿠타가와상과 함께 창설되어 연 2회 발표되는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상은 요정 신키락쿠(新喜樂)의 2층에서 심사, 발표되고 아쿠타가와상은 1층에서 심사, 선발됩니다. 일본 문학계에 있어서 최고의 신인상으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는 이 상을 만든 키쿠치 칸의 안목도 대단한 것이었지만 문학이 대중적인 위치로 자리잡을 수 있는 상징을 선보였다는 점에서도 많은 이들에게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한 것 때문에 결국 문예춘추사와 2개의 상 이름은 남았지만 결국 이 키쿠치 칸의 이름이 해외에서 알려지는 일은 드물었다고 하겠습니다.

통상적으로는 동성애를 추구한 인물로도 유명하면서 문학적인 미스테리가 존재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